기사최종편집일 : 2022-06-30
 
 
  2022. 08.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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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가르치자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가르치자
 
 

 


 콜먼 맥카시는 <평화수업>이라는 책에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평화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누군가 우리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르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평화롭게 살기 위한 방법을 배워야 한다. 교실에서 평화를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요즘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경쟁을 통해서 항상 자신과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어디서나 서열을 인식하고, 자신의 욕구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쉽게 무시하며 교실의 분위기를 폭력적으로 만들어간다.


 학기 초 진지하던 아이들이 서서히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4월,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남학생 한 명이 여학생들의 사물함 자물쇠를 따고, 사물함 안을 몰래 엿보고, 그 일을 자랑삼아 친구들에게 떠벌리고 다녔다. 이 일에 호기심을 느낀 몇몇 친구들이 그 친구에게 자물쇠 따는 기술을 전수받아 수시로 학급 아이들의 자물쇠를 땄다. 잘 열리지 않는 자물쇠는 칼로 쑤시다 망가뜨렸고, 신기한 물건이 있으면 만지다가 훼손시키기도 했다. 화가 난 여학생이 자신의 사물함에 손을 댄 남학생의 뺨을 세게 때렸고, 맞은 남학생은 뺨이 너무 아픈 나머지 학급 아이들 앞에서 울어버린 사건이었다. 아이들이 담임을 찾아가 학급의 문제를 알렸고, 담임은 주말 내내 학급의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을 하다가 학년부장인 나에게 찾아와 문제해결을 위한 조언을 구하였다.


 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가 모임 선생님들의 조언을 받아, 학생들에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사실 확인 글쓰기를 하게 하였다.
 1. 사물함 자물쇠 사건과 관련해서 보고 듣거나, 알고 있는 사실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적어봅시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2. 그 일을 보거나,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3. 사물함 자물쇠를 딴 행동은 어떠한 잘못이 있으며, 누구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나요?
 4. 이 일을 평화롭게 잘 해결하기 위해서 누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나요?


 지금, 자신의 현재 문제를 수업시간에 글로 쓰라고 하니, 아이들은 신기해하면서도 진지했다. 아이들이 쓴 글을 읽어보니, 자물쇠 사건으로 인한 피해와 서로에 대한 불신이 예상보다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이 문제를 잘 해결해서 서로 평화롭게 잘 지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아이들이 쓴 글을 정리해서 나누어주고,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학급회의를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피해를 준 아이들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개별사과와 함께 학급전체 아이들에게 공개사과,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을 하기를 원했다. 피해를 준 아이들은 기꺼이 학급아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앞으로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고, 자신이 훼손한 자물쇠와 물건에 대해서 변상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한 마지막 활동으로 '사물함, 자물쇠, 의심, 방관, 동조' 등을 주제로 시를 지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쓴 시를 출력하여 각각의 사물함에 예쁘게 붙여두고 서로 읽게 하였다. 다른 친구의 감정을 읽어 주는 것,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평화로운 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건이다. 글을 쓰면서 아이들은 학급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하고,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카타르시스, 즉 평화를 느꼈을 것이다. 세상이 폭력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곳은 학교이다.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일상적인 삶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사가 존재하는 한 말이다.


우창숙·경기 충의중(따사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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